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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수능특강 문학 (2024학년 대비)

EBS 수능특강 문학 009 우상의 눈물 (전상국)

by 곰보리 2023. 3. 19.

우상의 눈물 (전상국)

  1. 나(이유대) : 우리가 [커닝]을 도와줘서 [기표]가 [비위 상한] 듯 해. (넘겨짚어) [담임]이 시켰냐?
    형우 : (당황하며) 의논하기는 했지.
    : 합법적으로 만들기 위해?
    형우 : 아니 [기표]를 담임이 내게 일임했으니 상의는 했지. [담임]은 [기표]를 [구원]하고 싶어 했어.
    : 구원 했냐? 기표는 그렇게 보지 않을 걸.
    형우 : 아직은.. 하지만 곧 될 거야. 우리가 [무서웠던 것]은 [기표]가 아니고 그의 주변에 함께 하는 [재수파]였고, 그 조직은 없어졌어. 모두들 내게 찾아와 [사과]했거든. 그리고 그 애들은 [기표]가 자신들의 피를 빨아먹는 악마라고들 했어. 그들은 이빨 뺀 뱀이야.
    : [기표]도 와서 [사괴] 했냐?
    형우 : 아니.
    : (속으로 그럴테지하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형우 : [기표]는 무지하게 가난한 상황이야. [재수파들]은 돈을 모아 도왔지. 피를 뽑아 돈을 내놓은 애들도 있었어. [재수파]도 [기표]가 [무서웠]으니까. 하지만 이제 아무도 [기표]를 [무서워하지 않게] 될 거야.

  2. <교단>
    형우 : 담임선생님 말처럼 우리는 어려운 친구[기표]를 구원해 주어야 합니다.
    : (이전에 봤던 기표에 대한 [적대감]은 사라지고 [우의와 신뢰] 가득한 말로 기표를 미화하고 있는 형우의 혀가 놀라움)
    형우 : (기표 가족의 가난과 기표의 의지와 노력을 얘기하다가) 얼마전 기표가 때린 여동생은 버스 안내원을 하다가 술집에 나갑니다. 더 무서운 수렁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반 아이들 : (숙연한 자세로 들음)
    : (형우의 이야기는 [신화적 존재로 군림한] [기표]를 [동정 받아 마땅한 벌레]로 변신시키고 있었다.)
    형우 : 또 한 가지. [재수파]들은 진정 아름다운 [우정]을 발휘해 [기표]를 도왔습니다. 가난하 이웃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지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사과의 뜻으로 이제 친구 [기표]를 돕는 일에 앞장 서겠습니다.
    반 아이들 : (술렁거림. 깊은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기표’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다면, 힘과 악함으로 군림한 우상 ‘기표’는 순수한 악이며 권력이다. 계획도 전략도 없이 오롯이 힘과 악함만으로 자신이 존재하는 세계의 정점에 서서 맹수로서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하지만 그를 정점에서 끌어내릴 계획과 전략을 가진 존재가 등장한다. 새 담임과 형우다. 그들은 기표를 의도적으로 돕고 가난이라는 약점을 겉으로 드러내고 공유함으로써 ‘기표’가 자신의 힘으로 사냥을 해 배불리 먹는 맹수가 아니라 다른 존재들의 연민을 바탕으로 한 지원에 의해 살아가는 존재로 전락시키게 된다. 일순간 산중의 왕 호랑이가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고 눈치를 보는 고양이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호랑이였던 존재의 입장에서 주변 존재들의 연민에 찬 눈과 도움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도망을 결심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권력의 전환으로 초점을 맞춘다면, 순수하게 힘과 악함만으로 권력이 유지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마감되었다. 무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사라진 권력의 정점에, 이제는 권모술수와 위선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감춘 존재들이 자리하게 된다. 우리의 역사를 보자면, 군부 정권의 폭력은 백성들을 공포에 몰아 넣기에 충분했고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를 통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피 흘리는 노력으로 그러한 시대를 마감한 지금의 우리 시대를 보자. 언론을 장악하여 사실을 가리고 가짜 뉴스를 뿌리며 국민들의 편을 가르고, 결국 자신들의 욕망을 감추고 권력에 정점에 서는 권력자들을 쉽게 만나게 된다. 작가의 의도였을지는 모르겠지만 권력이 어떤 형태로 변화해 가는지 혹은 교체되어 가는지를 투명하게 보여준 작품이 아닌가 싶다.

 


너희들은 뭐하고 있니? 나는 사실 방금 잠에서 깨서 심심하려는 중이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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