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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수능특강 문학 (2024학년 대비)

EBS 수능특강 문학 006 관용은 자기와 다른 것, 자기에게 없는 것에 대한 애정입니다. (신영복)

by 곰보리 2023. 3. 18.

관용은 자기와 다른 것, 자기에게 없는 것에 대한 애정입니다. (신영복)

 

  1. [이스탄불]은 내게 거리감과 무지의 대상이다. 이처럼 [이스탄불]이 멀게, 헷갈리게 느껴진 원인은 우리 의식 속에 각인된 유럽 문화에 대한 종속 의식과 중국 문화에 대한 종속 의식 때문이다. 특정 문화를 이해할 때, 이 두 종속 의식이 이중의 벽으로 작용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동양을 이해할 때 중국을 기준으로, 서양을 이해할 때 유럽을 기준으로 이해하려 한다. 그러다 보니, 어떤 문화의 본질에 다가서려면 반드시 두 개의 벽을 넘지 않으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쉬운 예로 가까운 과거에 외국인들은 한국이라고 하면 중국의 속국 정도로 생각하여 중국하고 비슷하겠지 뭐~ 이런 태도로 접근했다.) 결국 동서양의 문화를 함께 간직한 [이스탄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두 장벽]을 넘어야만 하며 그 장벽을 넘지 못하면 [이스탄불]은 멀고 애매한 도시가 되고 마는 것이다.
  2. [이스탄불]의 [소피아 성당]은 로마 문명을 옮겨 놓은 것으로 다른 유럽의 유적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 하지만 [유럽의 벽]을 넘지 못한 시선을 [가진 자]들은 유럽의 다른 유적을 더 예찬하게 마련이다. 이는 부당한 편견이기에 놀랍다. 이에 반해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마호메트 2세]의 오스만 튀르크는 관대했다. 그는 성을 함락하고는 말을 달려가 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성소라면서 [소피아 성당]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명령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935년 그때까지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던 성당의 벽면을 벗겨보니 수많은 성화들이 조금도 손상되지 않은 채 나타났다는 점이다. 그들의 타 문화에 대한 [관대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그리하여 터키는 다양한 문화를 계승한 나라로 스스로 자부하며 [모자이크]의 나라라고 불리게 된 것이다.
  3. 우리는 다른 것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 [애정]은 [관용과 화해]로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타인에 대한 이해]도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도 없이 달려 왔기에 그러지 못했다. [소피아 성당] 앞에 있는 이슬람 사원 [블루 모스크]를 보라. 그 공간의 현란한 빛은 [과거와 현재, 동과 서의 거대한 합창]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 의식 속에 얼마나 많은 [장벽(의식의 종속, 편견)]을 쌓아 놓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우리는 서양하면 그리스와 로마로부터 이어져 온 백인의 유럽 문화를 떠올리고 동양 하면 중국을 떠올려 왔다. 세계에는 수없이 많은 나라와 문화가 공존하고 있음에도 더 큰 세력을 이루고 있는 중심 문화를 기준으로 하여 그들을 구분하고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지나친 편견이며 특정 문화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드는 제약이 된다. 이러한 [벽]을 넘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하는 [관용]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튀르키예’를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로 본다. 기독교의 소피아 성당과 이슬람교의 블루 모스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상황이 이를 잘 대변한다. 이 공간에서 작가는 우리를 편견에 몰아넣고 대립하게 만들기까지 하는 [이중의 장벽]을 확인하고 그것을 넘지 못했던 자신을 반성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도 그러한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촉구하고 있다.

너무 편해서 실신할 지경인가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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