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 (이호철)
<보기>
시대 : 1970년대
인물 : 표면적으로 개인적인 합리성을 추구하지만 속으로는 비합리적으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율배반적(자기모순) 모습으로 나타난다.
주제 : 공동체를 아우르는 근원적 가치 부재의 현실
상징 : 큰 산 = 공동체를 아우르는 근원적 가치
- <앞 줄거리>
<첫눈 내린 아침> [나와 아내]는 마당에서 흰 남자 [고무신] 한 짝을 발견하고 [공포감]을 느끼며 [불안]해한다. [나]는 순간 [어린 시절] 밭에서 [지까다비짝](일본 작업화)를 보고 [공포]를 느꼈던 장면을 [떠올린다.]
성인이 되어 만난 고무신과 어린 시절 만난 지까다비짝이 모두 공포심을 주었다는 것은 둘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다는 의미이다. 그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이 소설을 읽는 목표가 된다. 먼저 지까다비짝의 공포 원인에 대해 소설은 설명한다. - <무 밭의 지까다비는 나에게 왜 공포감을 주었나?>
<초등학교 4학년쯤>
[나]는 무밭에 버리진 [지까다비]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뒷등이 [선득할 만큼 또렷]하다. 태평양 전쟁 무렵 우리 마을에는 [징용을 피해 공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지까다비는 집집마다 [흔한 것]이었다. 그런데 [왜 무서웠을까?]
ㄱ. [엉뚱한 자리]에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 [만] 바닥이 [부러져] [버려졌다]고 생각하면 [공포감]을 [느낄 것까지는 없는] 일이다.
ㄴ. [생각났다.] 그날 [비]가 내렸고 나는 [혼자] 비를 맞으며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으레] [가려지는] [큰 산]을 [예측]하고 있었다. 그 예측 때문에 학교를 출발하면서부터 쓸쓸해 있었다.
나는 어린 시절 무밭에서 발견한 지까다비가 공포스러운 이유로 그 신발이 공장이 아닌 엉뚱한 밭에 있기 때문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신발이 고장이 나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누군가 던져버렸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정확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리고 비가 내리던 날 혼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갈 때 자신이 큰 산이 가려졌을 것이라고 예측했던 일을 떠올린다. 큰 산이 가려지면 주위의 작은 산들이 검게 드러나면서 나름대로 저를 주장하며 티격태격하는 듯이 보였고 그것이 쓸쓸하게 보였다고 한다. (제시 외 부분) 그러한 예견된 쓸쓸함이 실제 벌어지자 흘낏 보이던 지카다비짝이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나는 급하게 그곳을 벗어나려고 빗속을 달렸다고 한다. (제시 외 부분) - <처음 고무신을 발견한 후 열흘 뒤, 마당에 또 고무신>
[나]는 다시 나타난 [고무신]에 가슴이 [철렁]했고 [공포] 속으로 휘어 감겼다.
[아내]는 목소리가 [떨렸다.] 까맣게 [질린 얼굴]로 [고무신]이 염병 돌듯이 집집을 [돌고 있다]고 한다.
[나]는 헐떡거리듯이 지껄이는 아내를 [을씨년스러운(쓸쓸하게, 안타깝게)] 느낌으로 바라보며, 고무신을 [쓰레기통]에 버렸지 않냐고 묻는다.
[아내]는 [당연하다는 듯]이 [우락부락]한 얼굴로 [어느 집]인지 알 수 없는 집으로 고무신을 [던졌다고 대답]한다.
열흘 후 돌아온 고무신(액운)에 부부는 다시 공포감에 휩싸인다. 나는 아내가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나에게 감추고 다른 집으로 그 액운을 옮겼다. 아내는 고무신을 액운이라고 믿는 비합리성을 남편인 나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았기에 몰래 다른 집에 던지기를 감행한 것이다. - <나의 고무신 돌리기 상황에 대한 추리>
[어느 집의 부부]도 간밤 내 [굿하던 소리]를 듣고 자신들의 집 마당에서 [고무신]을 발견하고 [공포] 감에 사로잡혔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 [자존심]은 있어서 우리 집처럼 남편 [모르게] 아내가 아내 모르게 남편이 [아무 집] 마당으로 고무신을 [던졌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 [현대적 교육]을 받은 탓에 [자존심]들은 있어서 [합리적인 사람 대우]는 받으면서 집에 찾아온 [액운만] 다른 집으로 몰래 [떠넘긴 것]이다.
[나]는 이러한 합리적인 생각을 하면서 합리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아내]는 당장 [웃을 경황]이 [아니었다. ]
[우리]는 이 액을 [우리만 감당할 자신]은 이미 [없었다.]
나의 추측에 의하면 나름 합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고 내세울 수 있는 대학 출신의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사는 마을에서 서로 미신을 믿는다고 티를 내기는 두려워(자존심이 상하기에) 몰래 다른 집으로 고무신 돌리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와 아내도 같은 처지여서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날 밤 아내는 신문지로 고무신짝을 싸 가지고 어디론가 나갔다가 돌아온다. 돌아온 아내는 나갈 때의 어두운 표정은 사라지고 무거운 짐이라도 벗어 놓은 듯 개운해져 비시시 웃으면서 들어선다.
나와 아내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은 합리적인 현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간밤에 굿소리 다음으로 아침에 마당에 나타난 고무신을 액으로 판단하고 다른 집으로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밖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미신이나 믿는 비합리적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 이율배반적인 사람들이다. ‘나’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안심을 주던 큰 산을 떠올린다. 그런데 비가 오면 큰 산은 가려지고 작은 봉우리들이 앞다투어 나서니 ‘나’는 쓸쓸함을 느꼈었다. 그리고 그 쓸쓸함의 상황에서 발견한 (일본 강제 노동을 피하기 위해 공장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이 신었던) 흔하디 흔한 일본 작업화가 공포감을 불러일으켰었다. 마당의 고무신이 또 무밭의 작업화가 공포감의 대상이 된 것은 공통적으로 ‘큰 산’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넉넉하게 지켜줄 무엇, 지금은 사라진, 일제 치하에서도 강제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공동체를 아우르는 근원적 가치가 없어졌기 때문에 서로 자신의 이익만을 다투기에 공포감이 엄습하게 되는 것이다.
'EBS 수능특강 문학 (2024학년 대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BS 수능특강 문학 051 소리의 빛 (이청준) (1) | 2023.04.30 |
---|---|
EBS 수능특강 문학 050 우리 동네 김 씨 (이문구) (1) | 2023.04.30 |
EBS 수능특강 문학 048 탑 (황석영) (0) | 2023.04.26 |
EBS 수능특강 문학 047 유예 (오상원) (1) | 2023.04.26 |
EBS 수능특강 문학 046 두 파산 (염상섭) (1) | 2023.04.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