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에 월백 (이조년)
- 배꽃이 피고 달이 밝고 은하수가 빛나는 깊은 밤(삼경) [흰색의 시각적 이미지]
- 한 가지에 (맺혀 있는) 봄의 마음(춘심)을 자규(두견이 새)는 알겠는가마는
- 다정한 것도 병인 듯하여 (나는) 잠 못 들어한다.
아름다운 봄날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화자는 흔들리는 가지에서 봄의 정서를 느낀다. 이렇게만 보면 ‘일지 춘심’은 봄날의 설렘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고서는 ‘일지 춘심’을 애상감으로 해석한다. 애상감은 슬픈 감정이기에 문맥적으로는 어색한 해석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해석하는 이유는 고향에 있는 작가가 임금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을 노래한 시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까마귀 눈비 (박팽년)
- [까마귀]가 눈과 비를 맞아 흰 듯 보이지만 검구나. [검은 본성을 감춘 간신들]
- 밤에 밝게 빛나는 [달](야광명월)이 밤이라고 어둡겠느냐? [시련 속에서도 빛나는 화자, 혹은 임금의 총명함]
- 임(임금)을 향한 (나의) [일편단심]을 고치겠느냐?
겉으로 충신인 척하지만 그 속은 검은 욕심으로 가득 찬 간신들을 ‘까마귀’에 빗대고 간신이 득세한 어려운 시기에도 지조를 지키는 작가와 같은 충신들을 밝은 달에 빗대서 자신의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한 작품이다.
이별하던 날 (홍서봉)
- 이별하던 날에 피눈물이 났는지 안 났는지
- 압록강 흐르는(내린) 물이 푸른빛이 전혀 없네 [눈물로 물 색이 변함, 과장]
- 배 위의 (머리) 허연 (늙은) 사공이 (오래 살았지만 이런 현상은) 처음 본다 하더라.
임과 이별하는 날 화자는 강물에 눈물을 뿌린다. 그 눈물이 어찌나 많았는지 푸른 강물이 희석되어 색채를 잃었다. 사공도 오래 살았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놀라 말한다. 작가가 병자호란에 두 왕자를 청나라로 보내면서 느낀 슬픔을 담은 작품이다.
농부의 집에 쓰다. (이덕무)
- 콩깍지 더미 곁에 갈라진 오솔길 아침 햇살이 붉게 퍼지자 소떼들이 흩어진다.
: 전원의 아침 아름다운 풍경을 시각적으로 묘사 - 푸른 하늘은 가을이 찾아온 산봉우리를 (푸르게) 물들이려는 듯하고 비 갠 뒤 맑은 하늘에 뜬 구름은 먹음직스럽게 보인다.
: 가을의 맑은 자연을 묘사함. 구름을 미각적으로 표현한 것이 독특함 - 갈대에 햇살이 반짝반짝 비치고, 기러기는 놀라서 일어나고 벼 잎에 쏴하는 바람 소리, 붕어가 야단스럽다.
: 전원의 모습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그려지며, 붕어의 모습은 동적이기도 하다. - 산의 양지바른 곳에 집을 짓고 살고 싶으니 농부에게 반만이라도 빌려 달라고 졸라 봐야지.
: 전원생활을 하고 싶은 화자의 정서가 드러남.
감각적 이미지를 총동원하여 아름다운 전원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계절감은 가을이라고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으며 ‘벼’ 잎에 바람이 부는 소리를 통해서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부분에 농부에게 땅을 빌리겠다는 말은 조선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던 실학자답지 않은 말이기는 하다. 만약 농부가 그 말을 들었다면 ‘제가 송곳 꽂을 땅 한 뼘이라도 있겠어요.’라고 되물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원생활의 흥을 얘기하는 밝은 시이기에 이해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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