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줄거리 1.4 후퇴 피란길> [수지] 먹을 것 빼앗기기 싫어 동생 오목의 손을 놓아 버림. [오목] 서울의 한 고아원에서 자람 [수지, 수철] 부모의 재산으로 유복하게 살아감. [오목] 입시 학원 급사로 취직하여 거처로 삼음.(수철이 몰래 주선한 것임) 설 연휴에 혼자 남음
수철은 계속해서 오목이를 찾았다. 하지만 오목을 찾고는 안정된 자신의 삶에 오목을 편입시키기는 싫어 숨어서 적당히 돕기만 한다. 수지도 오목을 찾았다. 죄책감은 있었지만 변해버린 듯한 오목이가 자신의 동생처럼 <느껴지지 않아 가끔 고아원 봉사활동을 하면서 바라보기만 함.
<설에 7층 학원 건물에 혼자 남은 오목이> [오목] 홀로 있는 것이 무서워 벽과 대화. 벽이 자신을 조소하는 듯함. ‘너는 누구냐’하는 조소에 자신이 위축되고 소멸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음. 자신을 ‘목아’라고 부르던 고아원 원장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간절해짐. 오목이라는 이름을 지킨 것이 눈부신 자존심이었다고 생각함.
고아원에 오는 아이들은 자시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오목이는 어머니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부르던 호칭인 오목이를 기억하고 계속 그 이름으로 부렸다. 자신의 유일한 과거는 어찌 보면 이름과 은부치뿐이었을 것이다.
<원장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오목이> [오목] 돈 쓰지 말고 일찍 들어오라는 수위의 말이 고아라고 비아냥거리는 것으로 들림. [오목] 앞에서 보면 위용 당당한 7층 학원 건물이 뒤의 더러운 식당 골목에 해가 안 들도록 가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괴물스럽다고 느끼며 ‘집이 아니’라며 진저리 친다. [오목] 때때옷을 입고 즐겁게 돌아다니는 사람을 보면서 식구끼리만 모이는 설은 어떨까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식구라는 이름으로 자기들끼리면 모여 자신을 따돌리고 약 올리고 있는 것 같아 외롭고 서러움.
7층 건물은 변화된 세상의 모습을 상징한다. 겉으로 번지르하면서 다른 대상들을 외면하는 세상. 수철과 수진도 교양 있는 듯 주변을 의식하며 그럴듯하게 살고 있지만 결국 가난의 고통 속에 버려진 동생을 외면하게 된다.
<오목의 존재를 알고도 외면하는 수철이> [수철] 실질적 가장이 되고는 누이동생 찾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체면 불고하고 점쟁이를 찾기까지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칭송했다. [수철] 하지만 이미 신문 광고에 오목이라는 이름으로 가족을 찾는 동생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수지가 혹시나 사진을 알아볼까 신문을 감추었다. 장남의 책임감으로 명확하게 기억하는 오목이의 모습을 사진에서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오목에 대해 제보해 줄 때까지 모른척하기로 한다. 그런데 아무도 제보를 하지 않았고 자신만이 오목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확신이 생길수록 그냥 내버려 두면 어떠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처음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는 스스로가 섬뜩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하필 고아원 아이를 좋은 집에 자라 자신에게 시집온 아름다운 아내에게 수진이와 함께 사는 것도 미안한데 고아원에 있는 동생을 데려올 수 없다는 변명을 스스로 해본다.
수철도 수진도 완벽해 보이는 자신들의 현재 삶에 오목이 끼어드는 것을 거부한다. 책임감과 미안함이 있지만 삶의 균열이 더욱 무서운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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