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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수능특강 문학 (2024학년 대비)

EBS 수능특강 문학 053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by 곰보리 2023. 4. 30.

달로 간 코미디언 (김연수)

<보기>
실제 사건과 가상의 인물 안복남을 관련지어 당대의 사회 모습과 그 후손들의 삶을 그려낸다. 우연한 과거의 사건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현재의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1. <미국에서 실종된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나선 그녀>
    [그녀]는 911 테러 사건을 목격한 후 실종된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나선다. 그녀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이리역 폭발 사고로 다친 후 쓰기 시작한 두꺼운 안경과 신경질적으로 가족에게 소리를 지르고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가끔 연민의 눈을 보이기도 했지만 감정 없는 짐승 같은 눈으로 눈물을 흘릴 때가 많았다. 그녀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실제 사건인 911 테러가 소설 속 그녀에게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나서게 만들고 또 다른 실제 사건인 이리 폭발 사고가 아버지의 눈을 다치게 해 안경을 쓰도록 한다. 그리고 아버지는 점점 시력을 잃어 간다. <보기>에서 재시한 실제 사건과 가상 인물이 관련, 우연한 과거 사건의 사람에 대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2. <무명이던 아버지가 TV에 등장하자 그녀는 수치심을 느낀다.>
    [그녀]는 늘 짜증스럽게 찌푸리거나 눈물을 흘리던 아버지가 긴 무명 생활 끝에 TV에 등장해 바보처럼 웃으며 ‘달나라로 간 별주부전’이라는 레퍼토리로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며 다른 사람에게 조롱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것이 아버지인가 의아해하며 수치스럽기도 했다. 그래서 방송을 보지 않고 언제나 외면했다.
    [두 오빠]는 마침내 아버지가 TV에 등장했다는 사실에 환호작약하며 TV를 봤다.

      그녀는 아버지의 바보스러운 연기를 부끄러워한다. 이는 아버지와의 단절이며 아버지에 대한 이해 부재에서 온 결과이다. 이와 달리 아들들은 단순히 아버지가 연예인으로 인정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환호한다.

  3. <중략 줄거리 : 나는 그녀가 보낸 안복남에 대한 기록물을 전달하게 됨>
    [안복남]은 80년대 신군부 정권의 전두환을 성군이라 찬양하여 방송에 출연하게 되고 국가 주도의 국풍 81이라는 행사(에서 무대에서 떨어지는 실수로)를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안미선]은 아버지의 영상 기록을 통해 위의 사실을 알고 심한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아버지 행적에 대한 추적을 계속함.
    [나] 미선이 보낸 아버지에 대한 기록물인 CD를 점자 도서관 관장에게 전하러 점자 도서관을 방문함.

      우리 역사의 한 오점인 신군부를 찬양하여 방송에 출연하게 된 아버지에 대해 그녀(안미선)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아버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아버지에 대해 기억하고 있으며 아버지에 대한 모르던 사실을 알려준 점자 도서관 관장에게 전달한다.

  4. <이관장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
    [이관장] 시력을 잃고 시각적 세계에서 한 번 죽고 시각이 사라진 세계에 다시 태어났다. 이제는 전에 가 본 곳은 가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기억 속의 공간과 다른 부분을 발견할까 두려워서다. 시각을 잃은 덕분에 남보다 잘 기억한다. 안미선의 아버지에 대해서도.
    [나]는 이관장의 요구에 의해 컵에 물을 담아 그의 손을 이끌어 물을 마시게 한다.
    [이관장]은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손을 이끌어 주지 않았다면 물을 마실 수 없었다면서 사람들이 시각 장애인에게 잘못된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한다

      이 소설이 전하려고 하는 또 하나의 측면은 이해와 소통이다. 이관장과 나는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나는 시각적 세계에 살고 있고 이관장은 시각적 세계를 떠나 시각이 사라진 세계에 산다. 이 둘이 정상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이해가 선행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물을 담아 마실 수 있도록 이끌어준 나의 행동에 대한 이 관장의 칭찬과 설명은 이를 잘 보여 준다.

  5. <이 관장은 안복남의 눈상태에 대해 그녀에게 말했던 상황을 전해 준다.>
    [나] 그녀의 아버지에 대해 아느냐는 이 관장의 질문에 나는 편지를 받고 알았다고 대답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몰랐나 하는 이관장의 말에는 좀 겸연쩍었다.(쑥스럽다, 부끄럽다)
    [이관장] 안피디는 아버지가 집을 팔아 돈을 마련해 애인과 미국으로 도망갔다고 했지만 시력을 잃어가고 있던 그가 그럴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그녀는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냐고 물었고 그녀 아버지의 부딪히고 떨어지는 연기의 모습은 눈앞이 희뿌연 상태여야 가능하다고 본다고 그녀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그녀는 말이 없었고 얼굴을 더듬어 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며 젖은 목소리로 ‘저 여기 계속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물론 아버지가 설명하려 하지 않았고 소통하지 않았던 것이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관장은 아마 시각적 세계에 살았을 때 안복남의 연기를 보았고 시각적 세계를 떠나고 나서 그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모두가 같은 세계에 살고 있기에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있거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결국 오해와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모른다. 안미선은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부끄러워했다. 아버지가 사라지고 난 후에는 미움의 감정까지 더해졌을 것이다. 그러다 ‘나’로부터 어느 민족의 언어를 구사하는 마지막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 나서게 된다.
      누군가의 소통 매개 역할을 했던 언어가 사라지는 사건을 접한 그녀는 아버지와의 소통을 시도하기 위해 그의 행적을 쫓아 나섰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억지웃음을 만들어내는 코미디언, 누군가에게는 정당성 없는 권력을 찬양하는 도구, 누군가에게는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버린 나쁜 아버지로 이해되는 아버지는 결국 자신의 레퍼토리의 별주부처럼 미국의 사막을 건너 달나라의 토끼를 만나러 떠나게 된다.



이거 내가 다 잡았다.. 나눠 먹을 생각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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